1. 고구려 역사영화 - 안시성
감독 : 김광식
장르 : 액션
출연 : 조인성, 남주혁, 박성웅, 배성우, 엄태구, 설현, 박병은, 오대환, 정은채, 유오성, 성동일
개봉일 : 2018.09.19.
상영시간 : 135분
상영 등급 : 12세 관람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은 많았지만, 고구려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여태껏 본 기억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안시성>이 개봉한다고 할 때, 남편이 꼭 봐야한다고 보러 가자고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역사를 좋아하는 남편은 그 중에서도 고구려 시대를 가장 좋아하기 때문이지요.
안시성의 수장 양만춘 역을 조인성 배우가 맡았습니다. 영화에서의 역할보다 드라마에서 많이 봐 왔기 때문에 고구려 수장의 역할을 잘 소화해낼까라는 우려아닌 우려를 했습니다. 제가 아마 처음으로 조인성 배우를 봤던 건 <클래식>이라는 영화이긴 했는데, 이후 드라마를 통해서 로맨스 연기를 워낙 봐 와서인지 과연 어울릴까 라는 의구심을 가지긴 했었습니다. 나중에 보니 후기나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면 목소리 지적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만, 처음엔 뭔가 어색한거 같다 느꼈지만 뒤로 갈수록 그 어색함은 없어졌었습니다.
남주혁 배우가 사물 역을 맡았습니다. 극장에 갔을 때만 해도 아직 남주혁 배우는 제 기억속에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서 13황자 였었는데, <안시성>에서는 수련중인 무사로 주필산 전투 참전을 거부한 양만춘에게 적개심이 있어 연개소문의 명령에 따라 암살하기 위해 갔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리더십을 보고 심경의 변화를 느끼게 됩니다. 당 태종 이세민 역에는 박성웅 배우가 무려 중국어로만 대사를 합니다. 보면서 와 쉽지 않았겠다 싶었습니다. 중국어를 하며 연기를 해야하니까요. 배성우 배우는 양만춘의 최측근이면서 부관이고, 약간 어리바리한듯 하지만 빠른 눈치로 사물이 암살자라는 걸 알아차리며 끊임없이 경계를 놓치지 않는 추수지 역을 연기했습니다. 양만춘의 심복 중 하나로 기마부대를 이끄는 파소 역에 엄태구 배우가 양만춘의 동생이면서 여장인 백하 역에 설현이 연기했습니다. 둘은 연인관계로 나오죠.
환도부대를 이끄는 부대장 풍 역에 박병은 배우가 부월부대를 이끄는 부대장 활보 역에는 오대환 배우가 맡았습니다. 둘은 앙숙이면서 전장안에서는 서로 믿는 동료로 나옵니다. 이 외에도 고구려 신녀로 정은채 배우가 연개소문에는 유오성 배우가 나왔습니다. 성동일 배우가 우대 역으로 나왔는데요, 평소의 유머스러운 모습 하나 없이 진지하고 뭉클한 연기와 더불어 반전의 계기를 가져오는 인물로 등장합니다.
2. 88일간 이어진 당나라와의 전투
당나라가 천하를 얻겠다며 주변 나라들을 침공하더니 어느 덧 고구려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연개소문(유오성)은 허허벌판에서의 전쟁에서 번번이 패하게 되고, 이세민(박성웅)은 여세를 몰아 양만춘(조인성)이 있는 안시성으로 향합니다. 한편 연개소문은 유일하게 병력 지원을 거절한 양만춘을 반역자로 여기고 사물(남주혁)을 시켜 양만춘을 암살하라 명령합니다. 안시성에 도착한 사물은 다른 성들과는 다르게 권위적인 성주가 아닌 백성들과 허울없이 지내는 양만춘과 그런 그를 온전히 믿고 지지하는 이들을 보게 되면서, 자신이 생각한 반역자 양만춘이 아닌 것으로 생각되어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안시성에 도달한 이세민과의 전쟁을 준비하려던 중 사물은 양만춘을 공격하지만, 다 알고 있었다는 듯 당나라를 물리친 뒤 이야기하자고 하는 양만춘. 보란 듯이 당나라 이세민의 공격에서 승리한 양만춘은 사물에게 아무런 전술도 없이 허허벌판에서 벌어지는 싸움은 자신의 병사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것과 같기에 보낼 수 없었다 말하고, 누구를 따르느냐가 아니라 안시성의 성주로서 백성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첫 공격에 패배한 이세민은 다시 준비를 하고, 누군가의 공격에서 양만춘을 구한 사물. 매번 계속되는 패배에 화가 난 이세민은 안시성보다 더 높은 성을 지어 총 공격을 감행하려 하고, 파소(엄태구)가 이세민을 암살하겠다하자 말리지 못한 채 보내게 됩니다. 당나라는 알고 있었다는 듯 파소를 막고 죽음 직전에 안시성으로 돌아온 파소는 안시성에 첩자가 있음을 알리고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첩자는 무녀 시미(정은채)였고, 어차피 지게 되어 있는 전쟁이니 당나라에게 복종하라는 그녀를 사물이 처단합니다. 파소의 연인이었던 백하(설현)는 홀로 당나라로 쳐들어가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양만춘은 충격에 휩싸입니다. 사물은 동생의 죽음으로 혼란에 빠진 양만춘을 위해 연개소문에게 병력지원을 요청하러 떠나게 되고, 백성을 위해 다시 마음을 잡은 양만춘은 토굴꾼 우대(성동일)을 필두로 땅굴을 파 들어가 무너뜨릴 계획을 실행합니다. 많은 이들의 희생으로 당나라가 지은 성은 함몰하게 되고, 끝없이 밀고 들어오는 당나라 군에게 열세가 몰리고 있을 때쯤 사물이 연개소문과 함께 병력을 몰고 와 지원을 해주고 양만춘은 이세민의 눈에 화살을 맞추게 되며 결국 당나라 군대는 퇴각합니다.
이세민이 죽기 직전 다시는 고구려를 공격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3. 역사 속 세줄을 영화로 탄생시키다
<안시성>은 역사에 남아있는 안시성과 양만춘에 관한 단 3줄 뿐인 기록을 시작한 영화라고 합니다. 영화 안의 다양한 전투신을 한국 영화 역사상 가장 웅장하고 화려한 전쟁 장면으로 실감나게 연출하기 위해 100권의 서적을 참고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안시성의 전투 장면은 지금 다시 봐도 실감날 뿐만 아니라 현실감이 느껴질 정도로 웅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를 보러 가려 했을 때 고구려 역사를 다룬 첫 영화이기에 아이들이 모두 12세 이상이 되어 영과 함께 갈까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전투 신에서 잔인한 장면이 있어 12세가 맞는지 의아스럽다는 이야기들이 있었기에 저는 아이들은 데려가지 않았었는데요, 막상 영화를 보니 제가 봐도 초등고학년이 보기에는 좀 잔인한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사실 역사영화도 그리고 전쟁영화도 썩 좋아하지 않는 저는 처음에 영화를 보러 갔을 땐 좀 시큰둥했었지만, 보는 내내 중간중간 감초처럼 그 힘든 상황에 농담을 던지는 배우들의 연기와 다른 영화들에 조금은 덜 잔인한 전투장면들은 영화에 집중하게 했습니다.
전투 자체가 극단적인 상황에서 벌어지는 것들인데 그 느낌을 살려내기 위해 애쓰면서 너무 진지하지 않게 하기 위해 중간중간 가벼운 농담들까지 몰입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여배우들의 역할이 - 무녀가 첩자역할을 했다던지, 홀로 무작정 적진으로 뛰어들었다던지 - 너무 생뚱맞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질감이 없었습니다. 저처럼 전쟁영화 별로 안 좋아하는 분들도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라 생각됩니다.
아! <어쩌다, 사장> 예능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안시성>에 출연했던 팀이 게스트로 와서 도와주거든요. 그들의 끈끈함은 <안시성>을 보고 나서 그 예능을 보신다면 아마 이해가 되실거에요. 영화를 찍는동안 함께 고생했어서인지 개봉하고 시간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서로 동지애를 가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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